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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자주 다른 시간에 살고 있다

눈을 뜨고 좀 전 까지 머물던 꿈의 세계와 내 몸이 누워 있는 이 공간의 접점 어디에서 더듬 거린다 더듬 더듬 몸 위로 쏟아지는 지금 사이에서 습관처럼 또 다른 곳에 마음의 시선을 옮긴다 그때의 너, 그때의 나 우리였던 너희들 그리고 또 다른 곳으로  내가 모르는 그러나 짐작하는 아픈 곳으로 질척거리는 땅으로 그때 사랑하는 네가 내게 묻는다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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ㅃㅏㅇ

“빵집에 빵 사러 동선 맞춰 찾아가는 일을 한 지가 너무 오래된거 같아.” 지난 몇 년간 간혹 뱉었던 말이다. 아니, 튀어 나왔던 말이다. 나는 어제 작은 선언을 하나 했다. ‘다음 작품에 대한 관심을 끄기로 했다.’는 선언이다. 이 선언은 내 스스로에게 한 것임과 동시에 나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거나 기대하는 타인들을 향한 것이다. 이 선언을 통해 그간의 <우리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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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기적 선의

영화를 영화관에서 자주 보지는 못한다. 흥미가 있어서 마음속에 점찍어 둔 영화는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세 극장에서 내려가기 일수였다.그나마 여유가 있는 기간이면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영화들의 정보를 살펴 본 후 스케쥴러를 열고 시간 맞는 영화를 얼른 예매하는데 대부분이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하는 영화이다. 어쩌다보니 대학시절부터 영화는 주로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본다. 집이 가깝기도 하고 무엇보다 주변의 추천이나 우연히 본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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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 삿포로 – 말해내기 1

오래전 예약한 가이세키 집에서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먹었다. 총 10개의 요리가 순서대로 나오는 내내 우리는 기쁨이나 환희 같은 것으로 충만한 기분이 들었다. 여덟번째 음식이 나올 즈음에 나는 이 솟구치는 마음을 요리하는 예술가에게 표현하고 싶었다. 인터넷 번역기를 열고   “정말 좋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.” “당신의 음식이 나로 하여금 집으로 돌아가 더 좋은 삶을 살고 싶게 했다고.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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로키의 언어 – 1

알수 없음을 가득 안고 허기진 채 집에 돌아와 로키의 꾸짖음 – 나를 홀로 두고 대체 어디갔다 왔어어! – 에 저항없이 몸을 손을 얼굴을 맡기고  얼른 로키에게 하네스를 채워 뒷마당에 소변을 누이고  집으로 올라온다. 생각이 많아 겉옷을 걸고 또 다른 옷을 정리하다가 하네스를 맨 채 그토록 닦기 싫은 발을 닦으려고 도망도 가지 않은 채 가만히 기다리고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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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아하는 것들 말하기

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말하라고? 아 뭐부터 말하지? 좋아하는거 말하는거 너무 좋은데 일단 나는 맛있는 것들이 너무 좋아. 음… 아침에 일어나서 로키한테서 나는 냄새가 너무 맛있어. 사랑이야. 사랑 그 자체. 그냥 그 냄새가 사랑의 냄새야. 그 냄새를 맡는 그 아침이 다시온거, 그리고 우리 침대 위에 우리 셋이 그렇게 또 한 밤을 보내고 아침을 무사히 시작하는거 다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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데스데모나에게,

좀 전에 데스데모나의 노래소리에 마음이 많이 아렸어요. 그래서 방으로 돌아와 펜을 듭니다. 우리가 보낸 시간이라고는 바다 위 태풍 속의 7일, 그리고 고작 키프로스에서의 3일이니 나는 아직 데스데모나를 안다고 말할 수 없어요.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에는 응당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이 빠진 머리카락으로 타래를 엮어 방석을 만들 만큼 쌓인다 해도 사람은 사람을 함부로 안다고 하기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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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극 <오셀로>의 에밀리아로서 연극 무대에 서는 중.

왜 하는 걸까? 왜 연극 무대 – 정극이라 불리우는, 희곡을 기반으로 한, 연극의 역사(배우의 연기술, 무대와 연극적 장치,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문화)를 이어받는 – 에서 배우로 존재하고 싶어하는 걸까? 나도 나 스스로도 종종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건 아닐까  왜 하는 걸까 자문한다. 하고싶어서 음악을 쓰고 하고싶어서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고 그래서 밴드를 한다. 하고싶어서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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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luj-Napoca Interferences Festival

2022년 11월 클루지 나포카 인터퍼런시스 페스티벌    2016년이후 6년 만이었다. 6년간 스무번도 넘게 꿈에서 찾아갔던 클루지 나포카였다. 꿈속에서 나는 늘 반갑고, 그립고, 조급한 마음으로 길을 헤메였다. 극장을 도착해야하는데 자꾸 골목 길에서 방향을 잃었다. 이곳인가 하고 반갑게 달려가면 다른 곳이었고, 그리운 사람들을 만나야하는데 그러지 못한 채 떠나야 할 시간에 쫓기곤 했다. 그런 클루지 나포카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골목들, 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광장, 언제나 누군가가 사랑을 머금은 표정으로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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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2년 여름

로키 산책 아침 달리기 자이로토닉 지어먹는 밥 내사람 맑은 하늘 일부러 이렇게 하기도 어려운 고마운 인연들 나를 필요로 해주는 여러 프로덕션들 나를 지탱해준 것들